일 / 박진영의 번역가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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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가 열전’을 시작하며 (2)

문자 수선공

첫 번째 글이랍시고 올리고 나니 왠지 허전하군요.

 

대체 누구누구 이야기를 하겠다는 건지, 과연 누구부터 말머리를 잡겠다는 건지 도무지 알 수 없잖아요? 이건 영업 비밀입니다만...... 아무래도 예의도 아니고 해서 부랴부랴 이름만이라도 쭉 늘어놔 볼까 합니다.

 

제일 많이 떠오르는 건 작가 겸 번역가, 그러니까 시인이거나 소설가이거나 평론가이거나 극작가이면서 번역에 나선 사람들입니다. 짐작건대 어지간한 문인이라면 여기에도 빠지지 않을 듯싶습니다. 이광수, 나도향, 조명희, 현진건, 김기진, 김유정, 염상섭, 주요한, 주요섭, 전영택, 홍명희, 이무영, 박용철, 백석, 홍해성, 김우진, 김기진, 최재서......

 

아, 그전에 최남선도 있군요. 최남선은 작가 겸 번역가라기보다는 최초의 편집자 겸 번역가라 일컬어야 마땅하겠습니다. 김교제는 최초의 출판사 전속 번역가일 테고 조중환, 이상협, 민태원은 신문사의 일류 번안 작가입니다.

 

학자 겸 번역가도 있습니다. 신채호와 변영만이 그렇지요. 각별히 국어학자이자 사전 편찬자 겸 번역가라면 주시경, 문세영을 들 수 있고요. 혁명가 겸 번역가라 할 유기석, 박건병도 있습니다.

 

전문 번역가도 있습니다. 시인이자 에스페란티노요 베를렌과 타고르의 번역가이자 한시 번역가이기도 한 김억, 음악가로 유명한 홍난파, 셰익스피어 번역가 양재명, 문청 번역가 이상수도 전문 번역가라는 이름에 손색이 없습니다. 오천석, 변영로는 앤솔러지 번역가입니다. 방정환, 고장환, 이정호, 최인화는 아동 문학 번역가입니다. 신태악, 함대훈은 러시아 문학 전문 번역가이고 정인섭, 이하윤, 김진섭은 유럽 문학 연구자 겸 번역가입니다. 물론 심훈의 형 심우섭이라든가 톨스토이의 <부활>을 처음 번역한 박현환처럼 좀 어정쩡한 번역가도 있게 마련입니다.

 

중국 문학 전문 번역가도 있습니다. 양건식, 박태원, 김광주, 정내동, 이명선이야말로 일급의 번역가이지요. 이익상, 진학문, 백대진은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라 불러도 좋을 겁니다. 그런가 하면 게일 목사, 노블 목사, 언더우드 여사는 외국인 선교사이자 한국어 번역가입니다. 총독부 관료이면서 번역가인 니시무라 신타로도 있군요.

 

추리 소설 번역가로는 이해조, 김내성, 박태원, 안회남, 이석훈이 있고 과학 소설 번역가 박영희, 신일용이 있습니다. 언론인 김동성은 최초의 영한 번역가이자 한영 사전 편찬자이기도 합니다. 여성 번역가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나혜석, 김명순, 김일엽...... 말할 나위도 없겠지만 필명이나 익명으로만 남은 번역가도 일일이 헤아릴 수 없죠.

 

이러니 큰일 아닙니까? 줄잡아 100명쯤 되려나요? 그러자면 못해도 이태쯤은 연재해야 할 텐데 말입니다.

 

그나저나 누구 이야기부터 시작해 볼까요?

 

어쨌거나 유월부터 매주 일요일 아침마다 번역가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제가 주로 번역 소설을 공부하는 탓에 간혹 시인을 다루더라도 시가 아니라 소설 이야기에서 맴돌 수밖에 없을 테니 널리 헤아려 주십시오.

 

또 여기 연재하는 글은 제가 운영하고 있는 블로그 www.bookgram.pe.kr 에도 함께 공개할 생각입니다. 저는 그동안 몇몇 번역가나 재미있는 번역 작품을 블로그에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그중 일부를 정리해서 여기에 올리는 경우도 있을 겁니다. 간혹 블로그에서 몇 번에 걸쳐 나누어 쓴 글을 간추리거나 줄이는 때도 없지 않을 터입니다.

 

그렇더라도 가능하면 새로 글을 쓰며 공부해 갈 생각입니다. 그러다 보니 제목이야 ‘열전’이지만 막상 시대 순으로도 주제 별로도 이어지지 않으리라 짐작됩니다. 또 블로그에서 꽤 길게 다룬 바 있는 1910년대의 최남선이나 전문 번안 작가는 다시 다루지 않겠습니다. 아마도 삼일 운동 직후 전문 번역가의 탄생 장면에서 시작해서 식민지 시기의 숨은 번역가와 알려지지 않은 자료 사이에서 이야기가 오락가락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자, 그럼...... ‘번역가 열전’의 첫 번째 주자로 맘에 쏙 드는 번역가가 있으면 바로 덧글 달아 주세요. 참고하겠습니다. 궁금한 번역가,  혹시라도 제가 빠트릴 것만 같은 번역가, 그때그때 같이 이야기 나누어 보고 싶은 번역가가 있으면 생각날 때마다 덧글 올려 주세요. 꼭 참고하겠습니다. 제 글이 이상하거나 맘에 들지 않아도 거침없이 덧글 붙여 주세요. 반드시 참고할 겁니다.

 

물론..... 참고하겠다고 했지 반영하겠다고는 안 했습니다.  ^ㅁ^

 

 


마당 2012.05.31. 10:55 am 

박진영 선생님!!!! 오래 기다렸습니다. 번역가 첫 순서는 선생님 얘기 부터 해보시는 건 어떠신지요?

문자 수선공 2012.06.01. 10:19 am 

좋은 자리를 마련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재미있는 이야기가 될는지 걱정입니다.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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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1] 최초의 전문 번역가 홍난파 [2]
2012.06.03. 1540
‘번역가 열전’을 시작하며 (2) [2]
2012.05.27. 1536
2 ‘번역가 열전’을 시작하며 (1)
2012.05.27. 1230
1 박진영의 번역가 열전 입니다.
2012.05.17.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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